임대료 준다며 대포통장 모집 후 중국 총책에 넘겨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경찰을 사칭해 대포통장 사건과 연루된 것처럼 속여 돈을 편취한 2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천경찰서(서장 임국빈)는 돈이 궁한 서민들을 대상으로 임대료를 준다고 속여 일명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경찰을 사칭해 대포통장 사건과 연루된 것처럼 속인 후 피해자들로부터 계좌이체를 받아 돈을 편취한 일명 보이스피싱 인출책 박모씨(만20세.남.무직)을 검거,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돈이 궁하던 피해자 정모씨(만40세.남.무직)는 어느날 '통장 임대'라는 문자 한통을 받고 임대료를 준다는 말에 속아 자신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퀵배달을 통해 보이스피싱 사기단에게 넘겼다.

일명 대포통장을 넘겨 받은 피의자들은 지난 2013년 4월 8일 다른 피해자 한모씨에게 전화해 경찰을 사칭, 피해자의 계좌에 있는 돈을 안전한 계좌로 보관해야 한다고 속여 1천4백여만원을 편취한 것을 비롯해 같은 수법으로 하루 약 1천만원~3천만원의 사기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수법은 범죄에 이용될 대포통장을 모집, 통장을 퀵배달을 통해 서울 소재의 지하철역 구내 물품보관함에 넣게 한 후 인출책이 통장과 현금카드를 찾아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총책과 QQ(중국 카카오톡)로 연락해 한국에 있는 인출책들에게 수시로 범행 대상 계좌의 입금액, 출금액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즉시 인출해 다시 중국에 있는 총책에게 입금하고, 인출책들은 범행 댓가로 인출금액의 1.5%(1,000만원의 경우 15만원)를 받았던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확인됐다.

이들의 범행은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퀵배달 차량을 미행, 서울 신사역 물품보관소까지 추적해 이틀동안 잠복 끝에 보관함을 열고 통장을 찾아 가려는 피의자 박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함으로써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은 체포한 박씨에게 압수한 휴대폰에 다른 피해자 것으로 보이는 수십개의 통장과 수백명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촬영된 사실을 확인하고 개인정보 수집경로 등 추가 범행여부에 대해 확대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관계자는 "임대료를 받고 타인에게 통장과 현금카드를 건네는 행위도 범죄에 해당하며, 이들 통장이 모두 보이스피싱이나 대출사기에 범행 계좌로 사용되고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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