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숙 국립이천호국원장 기고

이건숙 국립이천호국원장

지난 6월 5일, 1961년 군사원호청으로 출발한 국가보훈처는 창설 62년만에 국가보훈부로 승격되었다. 국가보훈부 출범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최고의 예우로 존중하고,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 표현이다. 이제 높아진 위상만큼이나 국립이천호국원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한 해이기도 하다.

국가보훈부 출범 직후 개최된 국립이천호국원 현충일 행사에는 국가보훈부 승격에 대한 유가족의 기대와 축하의 마음까지 더해져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3만 5천여 명이 다녀갔다. 특히 증손녀, 증손자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참배객들을 볼 때면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이렇게 이어지는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수도권 유일의 호국원인 국립이천호국은 2008년 5월 1일 개원하여 9년만인 2017년 4월에 5만기가 모두 만장되었다. 지금은 위패로 모셔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가유공자 안장 업무는 중단된 상태다. 6·25전쟁이 끝나고 70여년이 지나 고령화가 심화되고 안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립이천호국원 확충사업은 국가유공자를 끝까지 예우하기 위한 국가보훈부의 막중한 소임이다.

국가보훈부는 국립이천호국원 확충사업을 위해 지역주민과 지역사회의 협조를 얻어 부지를 매입하고,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유가족분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유관기관과 단체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인근 도로를 확장하는 등 지난 7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11월 9일 그토록 염원했던 착공식을 시작으로 현재 본격적으로 5만기의 실내봉안당 확충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24년 말에는 실내봉안당이 준공되어 수도권에 안장을 희망하시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분들의 안장 수요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게 되고, 이로써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의 실천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

지난 6월 5일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취임사에서도 영웅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실현하기 위해, 영웅들의 마지막 안식처인 국립묘지의 품격을 제고하여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와 같이 국민들이 즐겨찾는 자유 대한민국의 상징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국립묘지가 엄숙하고 경건한 장소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나라사랑 정신을 배우고 함양하는 상징성 있는 곳으로서 누구나 즐겨 찾을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져 가고 있는 요즘이지만 소속감은 우리의 정체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가족, 지역사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라는 큰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러한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있기 때문이다. 헌신하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보훈’이 나라의 정신적인 근간이자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립묘지는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곳이다. 국립이천호국원은 앞으로 보훈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 봉안당 확충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보훈선양 활동을 발굴하고 강화하여 나라사랑 체험의 장이자, 국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있는 호국테마공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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