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이천호국원 관리과 김원진 주무관 기고

국립이천호국원 관리과
김원진 주무관

MZ 세대와 이전 세대의 가장 큰 차이로 집단에 대한 애착과 희생을 들 수 있다. 이전 세대에게는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들에게는 집단이 ‘나’이며, ‘내’가 집단이기 때문에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 분들에게는 당연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아, 그들이 본인의 일을 마치면 당당히 사무실에서 퇴근하는 것이나 자신에게 효용을 주지 못하는 집단을 떠나는 것이 당연한 MZ 세대에 대해서 이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MZ 세대가 이기적인지에 대해서는 그들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본 후에 결정하는 것은 어떨까? 분명히 MZ 세대들에게는 집단보다 본인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 본인이 행복하기 위해서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가 필요하지 않다. 아무리 힘들어도 집단이나 상급자가 나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을 생각하며 참는 것이 이전 세대보다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침해당했을 때 집단을 위해서 참기가 더 힘들다. 그러나 그들이 가치평가의 기준을 본인의 행복과 이익에만 두는 것은 아니다.

MZ세대는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가장 가치와 관련 없을 소비재 구매에 있어서도 이들은 환경, 기업문화, 경영진의 도덕성을 판단하고 가성비보다 가치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배반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위해 사익을 포기한 소상공인을 혼쭐내는 사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한 갑질사건을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신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갑’도 사람을 보고 이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을’에게 갑질을 했을 것이다. 본인을 생활의 중심에 놓고 살아가는 MZ 세대가 왜 남의 일을 보고, 귀찮은 일에 말려들 것이 뻔한데도, 신고를 할까? 그들은 자신에게 당장 피해가 없더라도, 혹여 본인들이 피해를 입더라도 ‘공정’이라는 가치가 침해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게 아닐까?

공정의 사전적 의미는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공정한 사회는 부당한 일에 대해 참고 넘어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투명한 사회일 것이다. 집단의 대의를 위해서, 전례를 보고, 남들이 다 넘어가니까 불공정한 것을 참는 세대가 아니다. 과거에 그랬으니까. 전임자가 그랬으니까. 저 사람은 이해할 만한 사람이니까. 우리 집단, 우리 지역을 위해서, 이제 이런 것들이 변명이 되지 않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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