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엄마들 재능기부로 참여해 이천의 이야기들 동화로 엮어

 

“안 장사와 돌다리”는 옛이야기인데도 여성인 어머니도 존중받아야 할 인간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중략) 옛이야기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비결은 그 속에 인간을 존중하는 따뜻한 마음과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겁니다. - “안 장사와 돌다리” 이야기 샘 中에서 -

이천문화원(원장 조성원)은 이천 이야기보따리 세 번째 시리즈로 「안 장사와 돌다리」를 발간했다. 「안 장사와 돌다리」는 2018년 「효자를 살린 돝울음소리」와 2019년 「독수리소년단과 항일벽보사건」에 이어 이천의 옛이야기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글과 그림으로 엮은 동화책이다.

이천 이야기보따리3 「안 장사와 돌다리」에는 이천의 정서가 물씬 담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표제작인 "안 장사와 돌다리"와 "꼭꼭 숨어라 굴 바위 속으로", "밤 세 톨과 며느리" 에는 과거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았으며 이로 인해 빚어지는 사회적 갈등은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보여준다.

이천문화원은 이천의 옛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배려하는 마음 등 현대적 가치에 주목했다. 또한, 이미 초등 1학년부터 인권을 배우고 초등 2학년부터는 성 평등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이 학습시간이 아닌 동화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권과 성 평등에 관한 사고를 키우고 어린이 특유의 유연함으로 해법 또한 찾아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사람이 되고 싶었던 마국산 여우"에서는 사람이 지녀야 할 덕목이 무엇인가를 되새겨보고, "효자 삼 형제 바위"에서는 용기를 길러주며, "복을 물어오는 제비 바위"에서는 마을공동체에서의 나눔문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옛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커다란 보따리에서 여섯 편의 동화 등장인물들이 쏟아져나오는 재미있는 표지그림은 백사면에서 어린이들 그림지도와 그림책 수업을 하는 권희주(37) 그림작가의 솜씨다. 책장을 넘기면서 순박한 주인공들의 익살맞은 표정과 수채화로 그려진 이천의 풍경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화책 만들기 작업에는 여러 관심 분야를 가진 엄마들이 참여했다. 한정혜(48) 작가는 옛이야기 속에 스며있는 이천지역 특유의 공동체 정신과 인권 문제 등 현대적 가치를 발견하는 즐거움에 매료되어 2018년부터 이천 이야기보따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박상은(32) 씨는 충주MBC에서 라디오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을 살려서 이번에 처음 동화작가로 참여했다. 동화 속 등장인물의 풍선글은 캘리그래피와 아트워크 작업을 해온 김윤지(37) 씨의 솜씨다. 동화마다 뒤에는 이야기샘과 생각하기 코너가 붙어있어서 그 동화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의문점과 상상력, 토론거리를 제공한다. 교육적인 활용을 생각한 책 구성이어서 이 시리즈를 고대하는 교사, 학부모, 시민층도 늘고 있다. 그래서 인쇄부수도 이번에는 1000부로 늘었다.

이천문화원 조성원 원장은 “옛이야기가 오랜 생명력을 가진 이유가 있다. 사소한 구전 설화라도 거기엔 이천의 요소가 묻어있다. 잘 다듬어 엮으면 이천만의 빛나는 이야기가 된다. 백 개의 마을이 있다면 마을마다 전해오는 옛이야기도 백 가지다. 마을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을기록사업을 하면서 마을을 대표하는 이야기들을 100권의 단행본으로 엮어서 학교와 도서관에 비치하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우리 이천엔 마을마다 마을동화가 있어요’라고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이 책은 3월 중 관내 도서관, 학교, 이천문화원 정회원 등에게 배포될 예정이며, 3월에 한해 문화원을 직접 방문하는 시민도 받을 수 있다. 이천문화원은 앞으로 동화내용을 MP3로 녹음해 음성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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