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사랑농원 박보선·서동수 부부의 친환경 딸기 이야기

2011년 01월 17일 (월)
]‘실패의 겨울’ 이겨낸 결실 붉은빛 달콤한 ‘친환경 봄’
겨울딸기 명소 이천 송골딸기 ‘작은사랑농원’

<겨울철에 가장 신선하고 입맛을 돋우는 과일이 있다면 단연 딸기를 들 수 있다. 딱 요즘이 제철이다. 겨울철에 생산․출하되는 딸기는 과일이 크고 당분의 축적량이 많은 반면 신맛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겨울철에 가장 품질 좋은 딸기를 맛볼 수 있다. 경남·충남 등 딸기 주산지와 비교해 겨울 평균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커 딸기를 재배하기엔 적절치 않은 경기도 이천에서 언제부턴가 지역을 대표하는 효자 농산물로 ‘딸기’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설성면 송계리의 ‘송골딸기’는 이천의 딸기 주가를 한층 높이고 있는 대표 브랜드로 신선한 맛과 당도가 아주 높아 단연 그 맛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처럼 딸기 불모지였던 중부지역 이천에서 처음 딸기재배를 시작해 성공을 거둔 박보선 씨의 ‘작은사랑농원’을 찾아 그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겨울철에 가장 맛 좋은 명품 송골딸기

 
연일 계속되는 한파와 밤새 쌓인 눈으로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지난 12일, 이천시 설성면 송계리에 위치한 박보선(55)씨의 ‘작은사랑농원’에는 때 이른 봄기운이 완연하다.

조그맣고 하얀 딸기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꿀벌들, 싱싱한 초록 잎 사이로 수줍은 듯 빨간 볼을 내민 작은 열매, 그리고 그 작은 열매에서 맡아지는 신선한 봄 향기~.

11월 하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는 딸기는 지금이 한창 제철이다. 친환경농법으로 하우스 10동에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박보선·서동수 씨 부부.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연말,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반갑게 얼굴을 내민 딸기 수확에 사이좋은 동갑내기 ‘딸기부부’의 얼굴에도 따뜻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지독한 추위를 이겨내 준 딸기들에게 고맙다”며, 이제 막 영글기 시작하는 딸기를 어루만지는 박보선 씨. 강추위 탓에 예년보다 보름가량 수확이 늦어졌지만 그저 탈 없이, 한 포기도 얼어 죽지 않고 잘 자라준 딸기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1993년 이천에서 처음 딸기재배를 시작한 박보선 씨. 당시 딸기불모지였던 중부지역의 선두주자로 오늘의 성공을 이루기까지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시행착오를 거쳐야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땐 우리가 충북·경기지역의 유일한 딸기농가였어요.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참신한 작목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경북 고령군의 수막재배 딸기농가를 보고 결심이 섰죠. 처음 4년간은 실패를 거듭했지만 수 십 번씩 고령군을 오가며 기술을 익히고 시도하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지금 그는 연간 500t을 생산해 전부 직거래로 판매하는 자타공인 최고 농가가 됐다.
또한 박 씨의 딸기재배 성공은 마을사람들과 함께 딸기작목반을 결성하게 했고, 이천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기술 지도를 받아 새로운 품종과 기술을 도입, 이천시 명품 농산물인 송골딸기를 탄생시켰다.

그는 센터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을 빠짐없이 들으며 선진기술 도입을 남보다 먼저 받아들여 결국 중부지방에서 딸기재배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딸기재배에 대성공을 이룬 것이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수확을 시작한 송골딸기작목반의 작은사랑농원 박보선 씨는 겨울철 딸기밭 관리와 수확, 출하 등 요즘 들어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 씨의 작은사랑농원은 606.061㎡(6,600평)면적에 연간 1억 6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쉽게 말해 벼농사와 비교할 때 10배 이상의 높은 소득으로 경쟁력이 무척 높은 편이다. 농원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현장에서 90% 가까이 소진될 만큼 ‘작은사랑농원’의 딸기는 이미 이천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정평이 나있다.

송골딸기작목반의 딸기 평균 당도는 12.4브릭스. 박 씨의 작은사랑농원 딸기는 보통의 딸기보다 당도가 1브릭스나 높은 13~14브릭스에 달한다.

이천시 딸기연구회장을 역임, 송골딸기작목반의 총무로 운영을 이끌어가는 박 씨는 딸기의 품질 향상과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고 있으며, 2003년에는 경기도지사가 인증하는 경기농업CEO로 선정돼 도내 딸기농업인들에게 컨설팅은 물론 딸기재배교육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딸기 농사를 시작한 후 판로 걱정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박 씨는 농작물과 기후조건이 맞지 않는 지역에서 작물을 잘 키워낸, 흔치 않은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박 씨의 끊임없는 도전과 경쟁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우선, 친환경 딸기 생산을 위한 자가 미생물제를 만들어 일절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체에 유해한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적 농법에 의존, 농사를 짓는다.
또 수막을 이용한 무가온 재배로 난방비 등의 경영비와 꿀벌을 이용한 자연수정과 시설개선으로 노동력을 절감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8년부터 딸기를 이용한 가공 산업에 첫발을 내디뎌 새로운 CEO로 거듭났다.
지난 2007년 이천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다음해부터 본격적으로 딸기잼을 가공, 판매하기에 이른 것. 잼을 만들기 위해 한국농수산대학에서 가공과정을 이수했고, 농산물마케팅관리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딸기잼 판매경로가 확보되지 않은 초기에는 딸기를 사러 농장을 방문한 이들에게 딸기잼을 아낌없이 곁들여 주는 방법으로 홍보를 대신했다.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딸기로 만든 잼을 먹어본 고객들의 입소문으로 이제 딸기잼 가공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귀엽고 친근한 디자인의 박스포장은 돌잔치 답례품 등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겨울철 딸기 당 함량 높고 신맛 적어
 

 
딸기는 요즘이 제철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딸기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인 당과 유기산 함량 등을 수확시기에 맞춰 조사한 결과 겨울철 딸기가 당 함량이 높고 신맛이 적어 맛이 가장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겨울철에 생산․출하되는 딸기는 과일이 크고 당분의 축적량이 많은 반면 신맛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겨울철에 가장 품질 좋은 딸기를 맛볼 수 있다.

과일 중 비타민 C의 함량이 가장 높은 딸기는 귤보다 1.5배, 사과보다는 10배가 많아 딸기 6~7알이면 하루 필요한 비타민 C를 모두 섭취할 수 있지만, 껍질을 깎지 않고 먹는 과일이기에 농약오염이 걱정돼 소금물로 씻기도 한다. 하지만 소금물을 사용하면 살균 소독되는 것이 아니라 삼투압 때문에 오히려 표면의 농약이 딸기 속으로 스며들 우려가 있다.

그러나 작은사랑농원의 딸기는 친환경비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당도뿐 아니라 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안심이다.

작은사랑농원에서 요즘 한창 출하되는 품종은 ‘설향’. 겨울철에 즐기는 딸기 맛은 단연 설향이 최고라는데, 올 겨울이 가기 전 ‘설향’의 맛과 향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작은사랑농원의 송골딸기는 6월 말까지 출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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